홀로 국경 너머 분쟁지역을 찾아간 시인은 그 곳의 삶과 풍경들을 사진기 안에 고스란히 담아왔다.
낡은 흑백 필름 카메라를 들고 찾아간 박노해 시인의 중동 현장의 기록 ‘라 광야’전은 펜이 아닌 사진기로 써내려간 그의 또 다른 시편들이다.

1999년 첫 해외 방문지에서 쿠르드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의 체포 구속으로 유럽 전역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항위시위를 목격했던 그는 국경 너머 분쟁현장과 빈곤현장의 살아있는 진실을 시와 글로 다 전할 수 없을것 같아 카메라를 들었다고 고백한다.
중동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에서 나온 10년 동안의 사진 작업을 통해 중동의 진실과 진면모를 보여 주고자 한 것.

특히 디지털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으로 탄생한 그의 사진 작품들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깊은 감동과 한편의 시처럼 깊은 내면의 형상들을 표출하고 있다.
또 사진집은 아랍어와 영어 동시 번역으로 제작해 약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함께 담았다.

이번 전시에는 중동에서 찍은 4만여장의 사진 중에서 엄선한 37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부대행사로 작가와의 대화가 3회(15일 오후 8시, 17일 오후 3시, 27일 오후 8시) 진행된다.
전시는 7일∼28일까지 서울시 중구 저동에 위치한 갤러리M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