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장사익씨의 음성으로 듣는 노동의 새벽입니다.
노래는 좀 낯선 느낌이 들어도 아마 이 귀절,
‘전쟁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위로 차가운 소주를 붓는다’는 가사는
샐러리맨이라면, 또 근로자라면 다 가슴에 와서 닿으실텐데요.
이 시를 쓴 분은 박노해 시인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글로 움직였던 시인이 이번에는 펜이 아닌 카메라를 드셨다고 하네요.
첫번째 사진전을 열고 있는 박노해 시인을 오늘 나눔문화 마당에서 만나봤습니다.
그 현장으로 가보시죠.

변: 안녕하십니까.

박: 반갑습니다.

변: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곳은 나눔문화 회의실 같습니다.

박: 이곳은 포럼실인데 여기서 많은 시민들이 모여 한 달에 한번 포럼도 하고
매주 100여분, 20-30대 젊은이들이 모이는 평화나눔아카데미 12주 특강이
1년에 두 번씩 진행됩니다.

변: 젊은이들이 뜻을 갖고 모이는 곳인데
그곳의 정중앙에 있는 박노해 시인의 턱밑의 수염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박: 저는 중앙이 아니고 변방에서 받쳐주는 역할이죠.
수염은 제가 분쟁현장에 가있을 때면 일주일,
어떨 땐 10일씩 머리를 감을 수도 없고 면도를 할 수 없습니다.
한 두어달씩 전쟁터에서 헤매다 보니 수염이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폐허더미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을 달랠 길이 없었는데
턱수염으로 문질러주면 까르르 웃으며 좋아하더라고요.
죽은 아빠 생각이 나서인지...
그런데 처음에 거울을 보니 도저히 산적 같아 안되겠다 싶어
폐허더미에 있는 유리조각으로 정성껏 면도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현지 분들이 '아니, 당신 어제 그 샤이르 박 맞냐?
도저히 같은 사람 같지 않다.'며 너무 싫어하시더라고요.

변: 그쪽 지역에서는 성인남자가 수염이 있어야 대접을 받나요?

박: 양복입고 깔끔하면 거세된 남자로 봅니다.
100년 전에 우리나라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변: 이 외모는 치열한 중동현장을 누비던 시인의 모습의 한 단면일지 모르겠군요.
그럼 아예 펜 대신 카메라로 바꿔 잡은건가요?

박: 그건 아닙니다. 제 한손에는 오래된 만년필이 들려져 있고,
또 한손에는 낡은 카메라를 함께 들게 되었습니다.
시를 쓰건 사진을 찍건 결국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죠.
국경을 넘는 순간 언어의 국경을 넘지 못하는 제 시가 아무 소용이 없어서
그 분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카메라를 들게 되었습니다.

변: 만국 공통 언어인 영상, 사진쪽으로 눈을 돌리신거로군요

박: 네. 왜냐면 분쟁현장에서 힘없이 죽어가는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도, 점령자나 독재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카메라였습니다.

변: 그래요? 그들의 진실을 전해줄?

박: 그렇죠.

변: 그런데 수많은 카메라들이 서구세계나 여러 각국에서 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시인이 거기까지 카메라를 들고 가야 했나요?

박: 현지 분들이 늘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당신은 거짓말 할 것 같지 않다, 샤이르니까, 시인이니까'

변: 샤이르가 시인이라는 뜻이군요.

박: 아랍어로 시인이라는 뜻인데 우리나라처럼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그런 시인이 아닙니다.
샤이르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자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진실을 말하고 권력자들을 비판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신의 뜻을 전하는 자를 말합니다.

변: 선지자, 지도자란 뜻도 포함되어 있나요?

박: 역사적으로 볼 때 그런 느낌도 있습니다.

박: 그 땅이 얼마나 힘들고 척박하면 시인이 그렇게 많은 짐을 짊어지는
단어로 내려왔을까요? 안타까운 측면이 있어 보이지 않나요?
동양의 시인으로서는..

박: 안타까운 측면도 있지만 그런 샤이르를 갖고 있는 나라는
행복한 나라 아니겠습니까.

변: 샤이르 박이 다녔던 곳곳의 모습들을 정직한 카메라로 다 담아오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첫 사진전을 열게 되었는데 사진전 제목이 약간 알듯모를 듯 애매하네요.
라 광야, 광야는 알겠는데 왜 라를 붙이셨나요?

박: 라는 인류 최초의 문명이 발생한 수메르,
기름진 초생달 지역이라고 세계사에서 배웠을 것입니다.
그렇게 맞닿은 고대 이집트어인데 태양, 신성한 빛, 태양빛 이런 뜻입니다.
더군다나 그것은 진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샤이르 박, 당신의 카메라는 거짓말 할 것 같지 않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고,
그리고 제가 분쟁지역 동네에 나타나면 아이들이, 부모 잃고 훌쩍이던 여인들이
굉장히 밝아지십니다.

변: 현지 분들이 낯선 이에 대한 조심스러움은 없나요?

박: 그분들은 우정과 환대가 뛰어납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폐허더미에서도 낯선 이가 오면 손을 잡아 이끌고
빵과 샤이 차를 꼭 마시고 가라고 환대하는데,
제가 그곳에 나타나도 할 수 있는 거라곤... 제가 무력한 시인이지 않습니까.
총성이 멈추면 바람 빠진 공을 차며 아이들과 놀아주고,
흐느끼는 여인들과 같이 울어주고,
재건을 위해 주민회의에 함께하고 이러다 보니
마을 분들이 많이 밝아지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을 원로 분들이 '샤이르 박이 나타나면 아이들에게 웃음꽃이 피고
하늘의 태양이 뜬다, 당신은 라 카메라다, 진실의 카메라다',
이런 말씀을 많이 들어서 전통의 태양의 의미와 함께해서
신성한 빛이 비치는 광야, 라 광야로 이름 지었습니다.

변: 전시회가 시작되면서 과연 시인이 바라본 풍경들은 어떤 것이었을까,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을 텐데 의외로 자리잡은 터가 시내 한복판입니다.
경찰서 앞이기도 하고요. 왜 그쪽으로 잡으셨나요?

박: 거기가 매그넘 최고의 다큐멘터리 그룹이라는 매그넘 코리아 전시장인데
제가 돈이 없는데 무료로 빌려주셨습니다.
전시장 앞에서 보니 20년 전에 제가 체포되어 안기부 지하밀실에서
24일 동안 처절한 고문을 당하다가 난데없이 이렇게 눈을 가리고 끌려가서
차에서 내려보니 수많은 기자들 플래시가 비치는 바로 그 중부경찰서였습니다.

변: 참 묘한 인연이네요.

박: 많은 느낌과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변: 그런데 그 앞에 떡하니 공간임대해서 사진전시회도 열고요.
앞에 있는 경찰과 인사도 나누시고

박: 젊은 경찰 분들도 많이 와서 눈물 흘리고 가고 그럽니다.

변: 그렇습니까? 다시 사진전 얘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작품 많이 찍으셨을 텐데 그 중에서 선정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나요?

박: 10년 동안 세계 아프리카, 중동 이슬람, 동남아시아 등
세계 전역 문화권을 담은 게 10만 컷,
흑백필름으로 담은 10만 컷인데 중동이 4만 컷입니다.
저도 그렇게 많이 쌓여있는 지 몰랐어요.
그 중에 37점을 골랐는데 물론 그 37점 골라진 것보다
빠진 한장 한장에 들어있는 사연들이 서로 자기도 넣어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지난 6개월 동안 거의 꼬박 밤을 새면서
사진을 끌어안고 눈물 흘리기도 하는 밤이었습니다.

변: 그러니까 그 수만 장의 사진이 그곳에 펼쳐졌던 수많은 이야기였고 역사였는데
그 중에서 정말 정갈한 시어를 골라내는 또 하나의 시 작업을 거기서 하신 셈이네요.

박: 네.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시인은 어둠 속에서 홀로 모국어로 만년필로 시를 쓰지만
절실하면 국경을 넘어 빛으로 시를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빛으로 쓰는 시라고 표현했습니다.

변: 그 지역에서 그곳 시인들도 만나봤나요?

박: 가끔 제 소문을 듣고 그 나라의 유명한 시인들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만,
그러나 저는 지식인이나 시인에게 영감을 받아본 적은 없습니다.
거기 살아계시는 그 지역의 문자도 모르는 토박이 민초들의 말씀,
그것이 살아 있는 시입니다. 가난한 나라나 분쟁현장에서 만나는 민초들,
대지에 뿌리박고 노동하는 분들의 삶이 시이고,
제 시는 그렇게 작고 힘없는 사람들 그 이야기의 받아쓰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잊지 못하는 것이 인류 최초의 문명이 탄생한 알자지라 지역인데요.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에 있는 대평원인데
새벽에 제가 그 마을을 걷고 있는데 105살 먹은 할머니께서 저를 보더니
놀라지도 않으시고 기도하는 자세로 팔을 벌리면서
'첫비가 내리고 첫얼굴을 보고 오늘은 좋은날,
먼데서 온 아들이여 우리집으로 가서 따뜻한 빵과 샤이를 듭시다',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제 손을 이끌고 집으로 데리고 가더라고요.
이분이 5105살이라고 자기 나이를 소개합니다.
왜냐면 이 땅의 뿌리를 지키고 이 땅의 이야기를 자기 기억 속에 담았기 때문에
내 나이는 5105살이라고 하는데 이보다 삶에 뿌리깊고 절절한 시가 어디 있겠습니까.

변: 굳이 시를 찾으실 필요가 없었겠군요. 곳곳에서 시인들을 다 만나셨으니..
우리나라에서도 온갖 노동 다 해보셨죠?
그리고 비록 전쟁이 계속 진행 중이긴 하지만
그곳 민초들은 또 노동을 통해 삶을 영위해나갈 수 밖에 없을텐데요.
그들의 노동강도와 우리나라의 노동강도 혹은 형태가 어떻게 다르던가요?

박: 우리의 지금 노동은 노동이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의 상품이고 오직 돈을 벌기 위한 돈터로서의 노동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대지에 뿌리를 박고 이웃과 함께 나누고 자급자족하는,
그래서 비록 가난하지만 함께하는 따뜻한 가난이고
가난하기에 서로 손을 잡고 의지하고 나누면서 하는 당당한 기품과 위엄이 있습니다.
사실 노동에서 자기의 영혼이 사라지고 그리고 자연과 땅에서 멀어진 노동,
또 상품으로 파는 노동,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함께 결속력이 사라진 노동은
노동이 아니라 상품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경제성장하면서 부자되고 지식 많고 똑똑하다고 하지만,
거기서 사실 삶은 사라져 버린겁니다.
일터는 단지 돈터가 아니라 삶터이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과연 세계화라는게 뭔가, 경제가 성장한다는게 뭔가,
선진화 3만달러라는게 뭔가, 오히려 그 사람들은 가난하고 분쟁지역에 있지만
살려고 몸부림치고 폐허더미에서도 서로 협동하고 절제하고 나누고
웃음을 잃지 않고 기도하고 그래서 그렇게 싱싱한 생명력이 살아있지 않나,
그런 느낌이 듭니다.

변: 시인의 표현 중에서 위엄있는 노동이라는 단어가 가슴을 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위엄을 포기했을까요, 언제부터 땅에서 멀어지기 시작한걸까요?

박: 저도 중학교 때까지는 사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우리 선조들과 똑같은 전통으로 농사를 지었던 세대입니다.
제가 10대 후반에 서울에 와서 공장노동자가 되기 시작했는데
적어도 초기에 우리 노동자들이 일할 때는 사실 임금투쟁 같지만 임금투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공돌이 공순이라고 멸시 천대 당하는 것,
내가 이 사회 수출역군으로 경제주체로 힘들게 기여하고 있는데도
사회적으로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것, 결국은 모든 사람의
행복과 불행과 기쁨과 슬픔은 관계에서 오지 않나요?
사회적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이런 영혼의 몸부림이 지난 시대
제가 했던 노동운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석방돼서 나와보니까 민주화 이후 어느 순간
우리에게 있던 강인한 삶의 힘, 또 서로 나누고 함께 살아가는 인정과
인간의 위엄들이 사라져버린 것 같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우리 조상과 부모세대는 얼마나 위엄이 있었습니까.
민주공화국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자나 없는 자나 함께 살아가자는 건데
어느 순간부터 노동의 자부심도 없고 미래희망도 보이지 않는 현실 앞에서
사람들은 불안과 속도에 쫓기니까 함께 살아가기보다
각자 살아남기로 떠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민주화의 텅빈 그릇에 삶이 빠져나가게 되면 오직 생존만이 남습니다.
생존이란 단어에는 살아남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죽음의 냄새가 납니다.
바로 그 순간 탐욕의 포퓰리즘에 휩쓸려서 민주화가 역행되거나
국민 모두가 후회하는 그런 결과를 빚게 되고 말겠죠.

변: 예. 무기징역 선고받는 법정에서였나요?
나는 노동자이며 시인이며 혁명가라고 단호하게 밝힌 바 있는데,
지금 박노해는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박: 박노해가 누구인가?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웃음)
사실 지난 10년 동안 제가 미국과 서구를 가면 이슬람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중동 순니파 나라에서는 시아파 취급을 받고, 시아파 나라에서는 순니파 취급을 받고
국경 검문소에서 다섯시간씩, 어떨땐 하루씩 붙잡혀
치욕적인 검문과 폭행을 당하곤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중동 이슬람 정부에서는 자기들의 절대 성역인
쿠르드인들의 진실을 밝히는 위험분자로,
그리고 코리아에 돌아오면 한미동맹과 전투병 파병의 걸림돌로,
심지어는 박노해는 여전히 빨갱이다, 변절자다 이런 취급을 받아왔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나는 어디에도 머리둘 곳이 없다', 이런 심정이 듭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변화하는게 이치죠.
저는 결코 변해서는 안될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자기성찰과 쇄신,
그리고 지구시대 새로운 길찾기의 몸부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변: 10년 동안 그렇게 노력하셨는데 37점의 사진으로 지금 첫번째 발을 떼신 셈이네요.
그럼 그 다음 행보는 어디인가요?

박: 중동 이슬람 사람들 말로 '인샬라'입니다. 신의 뜻대로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무엇이 되고 싶어 노력해본적이 없습니다.
사랑을 위해 절실하니까, 필요하니까, 하다보니까 시도 쓰고 사진도 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인생이라는게 그렇지 않나요? 우리가 아무리, 제가 시골에서 농사를 조금 짓는데
농사꾼이 아무리 땀흘리고 계획을 하고 해봤자 올해처럼 폭설이 내리고
태풍이 쓸어버리면 다 허사죠.
저는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계획자는 하늘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것은 우리가 그 믿음을 잃어버리는 일입니다.
결국 사랑 안에서 길을 잃다 보면 사랑이 또 어디론가 저를 데려다 주겠죠.

변: 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하늘이라는, 자연이라는 큰 사랑의 틀 안에서 계속 움직일 것이다?

박: 매 순간 자신을 사랑으로 불사르면서
무엇이 되고싶고 무엇이 되려고 몸부림하지 말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서 옳은 길로 가다 보면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고 내일은 또 사랑이 이게 필요하다면
또 뭐가 되어 있을지 모르겠죠. 그런 건 전 관심없습니다.

변: 여지껏 저희 초대석에 많은 분들을 모셨는데요.
뭘 하셨는지, 앞으로 뭘 하시려는지, 현재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대충 이런 것들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말씀을 해주시는 듯 하다가 그냥 다 놓고 가시네요.

박: 그게 지금까지 제 54년, 또 운동에 전심전력으로 살아온 35년 동안의 제 인생입니다.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많은 죽음과 사형과 무기징역과
매 순간의 긴장을, 또 전쟁터에서 수없이 되뇌었던
'이 순간은 내가 죽겠구나,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단해야 하는 순간,
딱 한걸음 차이인데 가야죠.
저기서 아이들이 폭격에서 죽어가고 있고 울고 있는데
뭐가 되려고 머리가 작동해선 안되죠.
그렇게 던지고 이렇게 살다보니까 몇 생을 살다보니까
고통과 그런 고난들이 제 안에
'너 안에는 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신성한 무엇이 있다',
이걸 깨우쳐 주신게 고생이고 고난 아니겠습니까? 그것만으로 감사한거죠.

변: 굳이 구체적인 말들 남겨달라고 붙잡지 않겠습니다.
보내드릴게요. 그래서 아까 그 라광야라는 것도 조금더 이해를 하게 되었고요.
앞으로 가시는 길에 라가 함께하시길 기원하면서
마지막 인사는 저쪽 이슬람 쪽 말로 하죠.
인샬라. 고맙습니다. 오늘..

박: 슈크란 하비비, 고맙습니다.

변: 아, 그거는 이슬람어로 고맙습니다 라는…

박: 고맙습니다 형제여, 그리고..

변: 저를 형제로 불러주셨군요.

박: 살람야 알레이나, 살람야 쿠리아.
우리 모두에게 평화를.
또 한국에 힘들게 노동하시고 앞이 안보이지만 고생하시는
우리 모든 자매형제들께 평화가 함께 하길 빌면서
라 광야의 신성한 기운을 가득 전하는 그런 인사입니다.

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시인이자 사진가, 광야 방랑가 박노해씨였습니다.